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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구간 소사고개 - 우두령백두대간 2017. 11. 25. 11:54
백두대간 5구간(소사재-삼도봉-대덕산-부항령-삼도봉-화주봉-우두령)
일시 : 2003.12.19-20
날씨 : 눈; -15도
교통 : 대중교통이용
일행 : 홀로대간
구간 : 1일 : 소사재-삼도봉-대덕산-덕산재-부항령 :13km
2일 : 부항령-삼도봉-밀목재-1175봉-화주봉-우두령 :18.3km
시간 : 1일 : 11:35 - 15:40분 ( 4시간 05분)
2일 : 05:43 - 14:18분 ( 8시간 35분)
비용 : 열차비(16,800), 무주행(2,100), 설천행(1,300), 소사재 택시비(17,000), 식사(5,000),민박택시(6,000)
민박비(20,000), 민박집식사(12,000),부항령택시(7,000), 흥덕_영동(3,000), 영동_수원 열차 입석(8,200),
열차 도시락(5,000)
총계 : 103,400원
16량을 이어붙인 열차가 영동역에 멈춘다.
나 혼자만 내린다. 여객전무가 예쁜 아가씨다.
친절히도 안녕히 가세요라고인사를 한다.
요근래 무척 친절하고 상냥하게 승무원들이 바뀐것 같다.
무주행 버스를 탔다.
역시 나 혼자다.
아니 기사분하고 둘이군.
무주에서 소사재까지 가는 버스를 탈려 했더니 너무 많이 기다린다.
설천행 버스를 타고 내려서 식당에서 김치찌개를 시킨다.
역시 시골은 여유가 있다.
서두르지도 않고 천천히 준비해서 20여분 뒤에 준비가 된다.
밥을 먹고 나서 택시를 타고 소사재까지 간다.
소사 슈퍼앞에서 준비를 하고 있는데 거창으로 나가는 버스가 지나간다.
서울 잠실에서 온 금요산악회 대장이 소사재가 어디냐고 묻는다.
제대로 찾아 왔다고 대답해주는데 또 묻는다.
대덕산을 갈려고 하는데 어떻게 가느냐고?
지도 그쪽으로 가는데요.
갑자기 내가 길을 굉장히 잘 아는것 같다.
버스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 포장도로길을 오른다(11:35).
올 8월에 오고 참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근교산 산행에 치중하고 그러다 보니 대간을 잠시 잊었다.
땡볕에 땀흘리며 걷던 길을 눈발 날리는 지금에서야 가게됐다.
묘와 밭사이를 지나고 임도를 지나서 능선으로 붙는다.
가이드 한명이 열심히 쫒아 온다.
삼도봉을 치고 오르니 초점산 삼도봉이라는 정상석이 서 있다(12:35).
가는 길에 눈이 많이 쌓여 있어서 발목까지 푹푹 빠진다.
스패츠를 착용할까 하다가 그냥간다. 이번 산행에서는 두 개의 삼도봉을 넘게 된다.
그 중의 하나가 지금 것인데 전북, 경남, 경북의 삼도가 만나는 곳이란다.
저멀리 바라보이는 대덕산이 보인다.
조릿대 지역을 지나고 싸리 나무 군락 단지를 지난다.
현재 기온은 -9도이다.
완만하게 치고 오르는 산인데도 간혹 뚝 떨어지는 길이 있다.
두군데 헬기장을 지나니 덕유 대덕산이다(13:05).
정상은 헬기장으로 되어 있고 전망이 아주 좋을텐데... 오늘은 눈바람이 몰아치니 흐릿하게 보인다.
지나왔던 길을 돌아보니 산중턱까지 채소밭이 조성되어 있다.
땅은 얼어 있어 스틱이 제대로 찍히지 않고 자꾸 미끄러진다.
대덕산 내리는 가파른 경사길이고 꾸불 꾸불 덕산재를 향하여 긴꼬리를 만들고 있다.
20여분 하산하니 얼음골 약수가 있다.
수량은 많지 않지만 대간 상에서 오랫만에 만나는 샘이다.
대간상에는 물이 아주 귀하다.
"산자분수령"이기 때문이리라.
덕산재 도착하니 폐 주유소와 가건물이 지어져 있다(13:54).
부항령을 향하여 주유소 뒤 절개지를 오른다.
벌목해서 쌓아놓은 나무들 때문에 길이 없다.
나무더미를 지나다가 앞으로 넘어졌다.
아이쿠... 일어나보니 그래도 다친곳은 없다.
표지기들도 잘려서 나무더미와 함께 바닥에 놓여 있다.
치고 오르니 길은 왼쪽으로 내려간다.
안부에 넓은 공터가 있는곳은 아마 폐광터인 모양이다.
부평마을에서 올라 오는 길이 있는데 대간 하는 도중 가장 큰 동물을 보았다. ㅎㅎㅎ 토끼다.
내가 깜짝 놀랬다.
공터의 절개지를 오르니 임도를 만나고 30미터쯤가니 삼거리길이 나온다.
왼쪽 대간길로 봉우리 몇개를 오르내리니 헬기장이 나온다.
바로 앞에 삼도봉이 보이고 저멀리 휜눈에 뒤덮힌 황악산이 보인다.
아이고 .... 나중에 알고 보니 민주지산이었다.
정상부에는 눈으로 뒤덮혀 아주 멋있게 보인다.
김천과 무주를 잇는 삼도봉 터널이 보이고 밑으로 하산하여 민박집, 신라가든에 연락한다(15:40).
차편이 안 되서 택시를 부른다.
부항령에는 정자와 화장실이 있고 억새로 오두막을 지어 놓았다.
비박시 유용할 것 같다. 아 ~~ 물론 비박은 하지 않는다.
오후 4시에 산행을 마치기에는 너무 이르다.
더 가자면 해인산장까지 가야하는데 ... 미련을 접고 택시로 민박집으로 향한다.
날씨는 추운데 샤워를 할려니 뜨거운 물이 안 나온다. 헐헐헐
다음날 신라가든에 5시에 도착한 택시가 경적을 울려서 그제서야 잠에서 깨어난다.
자다가 몇번 일어났었는데 새벽에 깊은 잠이 든 모양이다.
부리나케 어제 밤에 갔다 논 식어버린 내장탕을 불에 데워 밥을 먹는다.
부항령 도착하니 5시 30분이다.
도로의 가로등 불빛으로 인하여 주변이 환하다.
눈보라는 어제 보단 훨씬 심하게 몰아치고 있다.
갈등이 시작된다. 갈까? 그냥 담에 할까?
망설이다가 여기까지 온 길이 아까워 산행 준비를 시작한다.
오늘은 스패츠를 착용한다.
산행후에 알고 보니 대설주의보가 내렸었다.
어제 마지막 지점으로 올라간다.
몰아치는 눈바람에 앞이 잘 안보이고 대간길은 눈으로 덮혀 있다.
발목까지 빠지고 심한곳은 무릎까지 들어간다.
걸음 걷기가 힘들다.
벌써 3시간째 삼도봉을 향하여 걷고 있다.
인적은 뚝 끈겼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눈위에는 아무 자국이 없다.
오늘도 어제에 이어 내 발걸음이 처음이다.
눈보라때문에 곧 메꾸어지겠지만....
지금 기온은 -15도다.
코가 떨어져 나가는 것 같다.
이렇게 추운 날씨도 오랫만이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다.
삼도봉 화합의 탑만 보고 결정해야겠다.
점점 미쳐가는 모양이다.
나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덜컥 겁이 난다.
이러다 집에 못돌어가는게 아닌가 하고 불길한 생각이 든다.
산앞에 , 아니 자연앞에 겸손해 지도록 하자.
무모한 산행이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무리해서 화합의 탑까지 가자고 나자신을 달랜다.
탈출로도 화합의 탑까지는 없다.
다시 돌아가지 않는다면....
삼도봉 전에 사거리가 나왔다(9:07).
해인산장 가는길과 무풍으로 빠지는 길이다.
삼도봉 500미터.
헉헉대며 삼도봉을 오른다(9:18).
오르다 미끄러지고 다시 오르고.
정상에는 화합의 탑이 세워져 있고 왼쪽으로는 석기봉과 민주지산이 웅자를 자랑하고 있다.
이번 산행의 목표, 삼도봉 두개는 다 보았다.
이번 삼도봉은 전북과 충북, 경북의 만나는 지점이다.
이제부턴 전라도 땅은 밟을수 없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여기서 탈출할 시에 다음 접근로를 생각해 보는데 도저히 방법이 없다.
도로가 나오는 우두령까지 가는 수 밖에는.
물도 충분하고 취사장비와 라면, 햇반도 있으니 걱정할게 없다고 위로한다.
체력만 바쳐 준다면 애초에 계획했던 궤방령은 무리이고 우두령까지는 갈수 있다고 다짐한다.
대간길에 쌓여 있는 이 많은 눈속에도 불구하고
예상시간과 그리 차이 나지 않기 때문에 우두령까진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이젠을 착용한다.
눈이 너무 많아서 별 도움은 되지 않겠지만.
샘사거리에 왔다(9:45).
이정표에는 황룡사 가는길이라고 되어 있다.
대간길은 동물의 이동통로인것 같다.
동물의 발자국들이 계속 이어져 있다.
아마 노루의 발자욱이 아닌가 생각든다.
아스라히 1175봉이 보인다.
봉우리를 몇개를 넘어야 하나 헤아려 본다. 7, 8개는 되는것 같다.
수많은 봉우리를 넘고 내려가고 다시 오르고 하길 여러차례.
내리막은 걷는 것보다 미끄러져 가는 횟수가 더 많다.
10시 40분, 라면을 먹는다. 꿀맛이다.
햇반을 넣어서. 커피까진 못 먹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10:40-11:10).
암봉으로 된 1175봉에 오르니 전망이 끝내준다(12:19).
정상은 그리 넓지 않다.
민주지산, 황악산, 그리고 화주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른쪽으로 완전히 젖혀서 바위길을 내려간다.
밧줄이 몇개 메여 있다. 아주 위험한 곳이다. 조심해서 내려간다.
눈은 그쳤다.
그러나 불어오는 바람에 흩날리는 바람은 눈을 거세게 날리고 있다.
귤이 먹고 싶다. 배낭을 열고 귤을 찾아 보니 3개가 있다.
단숨에 먹어 치운다. 잘하면 궤방령까지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체력은 현재 좋고 눈도 그쳤다. 중무장을 한 까닭에 춥지는 않다.
얼굴부위가 춥지만. 바라쿠다를 구입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철저한 준비를 하지 않았다면 큰일날 뻔 했다.
화주봉을 오르는데 바람이 엄청 강하다. 인간의, 나의 접근을 거부하고 있다.
뒤돌아서서 한참을 보내고 한걸음, 한걸음 오른다.
미끄러지면 다시 오르고 정말 힘들게 석교산 화주봉을오른다(12:59).
정상위에는 표지석이 서 있고 여기에서 한참을 쉰다.
이제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여기서 1시간이면 우두령에 갈 수 있다.
정상에서 바라보니 우두령 가는 도로로 짐작되는 도로쪽에 빨간 지붕의 건물이 아주 선명하게 보인다.
대간길은 직진하다가 왼쪽으로 꺽이니 우두령 가는 도로가 맞는 모양이다.
헬기장을 지나고 우두령 거의 다 왔을때 트럭 한 대가 지나간다.
아깝다. 히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쳤다.
차도 잘 안다니는 길인데 큰일났다.
직전에 매일유업 김천농장의 철조망이 보인다.
우두령이다.
14시 18분이다.
김천과 영동을 잇는 도로. 하지만 버스는 안 다닌다.
눈이 와서 길은 얼어붙었다.
마음은 궤방령으로 가는 길로 가지만 몸이 이를 거부한다.
배낭을 벗고 정리를 한뒤 폰을 꺼내 켜니 수신이 안된다.
임산의 개인 택시를 부르는 것을 포기하고 흥덕마을쪽으로 걸어내려온다.
고속철도 부지가 있다.
흥덕마을에선 15시 40분에 영동 나가는 차가 있다.
시간은 충분하다.
터벅 터벅 도로 따라 걷다가 마을을 보고 농로로 접어들었다.
잠시 뒤 농로는 사라지고... 밭을 가로 질러서 포장된 길로 들어선다.
한참을 걸으니 버스가 들어온다.
손을 들었더니 어디가느냐길래 영동이요 했더니 흥덕마을 들어 갔다 나오면 타란다.
음... 흥덕 마을을 지나쳤군.
농로를 따라 걷다 보니 지나친 모양이다.
흥덕마을은 하루에 4번 버스가 들어온다.
다음 구간 시작시는 시간이 맞지 않으면 임산리에서 택시를 타야겠다.
주저 앉아 버스를 기다리고 버스타고 영동으로,
영동역에서 자리가 없어서 입석으로 수원까지 온다.
수원에서 지하철을 타고 평촌으로.
오늘은 일찍 집에 들어간다.
마눌에게 연락한다. 무사귀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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