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구간 중산리 - 성삼재
백두대간 1구간
일시 : 2003. 8. 2
날씨 : 맑음
교통 : 버스이용
일행 : 헌중 외 1명
구간 : 중산리-법계사-천왕봉( 5.6킬로)
천왕봉-노고단 (25.5킬로)
노고단-성삼재 ( 2.7킬로)
합 계 : 33.8킬로
시간 : 02:50 - 17:42분(14시간 50분)
비용 : 곡성-남원 버스비(2,200),남원-진주(7,800), 원지-중산리(4,400)
통닭(11,000), 복숭아(3,000), 입장료(2,600), 민박집(30,000)
저녁식대(5,000), 라면, 햇반(6,000), 성삼재-구례(3,200)
구례-곡성(2,200), 서울-곡성 (18,400),곡성-서울(18,400)
총 : 114,200
8월 1일 전남 곡성 시외버스터미널에 차를 주차시키고 남원행 버스(16:20)를 탔다.
남원에서 5분차이로 시간이 맞지 않아 1시간여를 기다리다 진주행 버스(17:25)를
타고 가는 도중 원지리라는 곳에서 내려서 진주발 중산리행을 갈아탔다.
친절하신 버스 기사님 덕택으로 진주까지 가지 않고 중간에 내릴수 있었다.
중산리행 버스에서 옆에 앉으신 52세의 창원에서 오신 분을 만났다.
사업을 하신 분으로 해외 원정 갔다가 바로 지리산에 오신 것이라고 했다.
우리한테 히말라야 베이스캠프 해외 원정을 권하신다.
실력은 안 되지만 꼭 가보고 싶은 산인데....
원지리까지는 1시간 40분이 걸렸다. 원지리에서 중산리까지는 40분 정도 걸린다.
중산리를 기점으로 잡은 것은 6월 21일날 지리산 종주때 성삼재부터 중산리구간은
한 번 가본 길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역으로 가기로 한 것이다.
중산리 고개가 심상치 않던데 어떻게 잘 될련지 모르겠다.
중산리 주차장에 밤 8시 10분쯤 도착해서 식당에서 간단히 밥을 먹고 민박을 하였다.
민박집에서 2일 2시 20분 쯤 일어나서 바로 배낭 들처 메고 포장도로를 30분쯤 걸으니
중산리 매표소다.
매표소를 02시 50분에 출발할때 어제 만난 분과 헤어졌다.
벽소령산장이나 그렇지 않으면 연하천 산장에서 숙박을 하신다고 했다.
우리는 당일 종주해야 하니깐 같이 갈 수는 없다.
이성계의 전설이 깃들어 있는 칼바위를 지나고 망바우를 지나 로타리 산장(4:07)이다.
적막하다. 일출을 볼려고 벌써 다 출발했나? 배가 고프다. 이놈의 배는 시도 때도 없이 배가 고프군.
음식이라곤 원지리에서 치킨 두마리 튀겨온게 전부다. 그리고 몇개의 과자와 남원에서 산 복숭아....
치킨을 꺼내 먹는데 친구는 속이 안 좋아 못 먹는다.
이 친구는 지리산 오기 전 월출산을 15번 오른게 산행의 전부다. 그래도 체력이 좋아서 잘도 오른다.
로타리산장 샘에서 물 한잔 먹고 다시 출발, 법계사를 지나고 헉헉대면서 가파른 고개길을 일출을
볼 욕심에 부지런히 올라가다 보니 개선문을 지나고 곧이어 천왕샘이다.
정말 오르는 길이 힘들다.
천왕샘에서 물한모금 먹고 마지막 피치를 올리고 천왕봉 도착(5:20), 백무동쪽은 운해가 뒤덮고 있다.
이른 새벽에 왠 사람들은 이리 많은지.... 동녘이 서서히 붉어져 온다.
일출을 보게 될 줄이야....지리산 3번 등산끝에 일출을 보게 되었다.
가만히 마음속으로 소원을 빌어 본다.
이번 백두대간 기간중의 무사 산행을. 또한 욕심도 많게 여러가지를.......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말이 있던데 앞으로 좋은 일을 많이 해야할 모양이다.
산위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긴 옷차림이다. 한참 있으니 써늘해 온다. 8월의 아침인데도....
천왕봉에서 바라본 일출도 멋있었지만 운해... 끝없는 운해는 정말 장관이었다.
6월달 지리산 종주시엔 보지 못했던 운해다. 이번 산행에서는 일출과 운해,
그리고 지리산의 깊음을 화면으로 남기고 싶었다.
통천문을 지나니 살아 백년 죽어 천년이라는 고사목으로 유명한 제석봉이다.
30년전에는 숲이 울창하여 대낮에도 어두울 정도의 청년같은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었는데
도벌꾼들이 도벌의 흔적을 없애려 불을 질러 그 불이 제석봉을 태워 지금처럼 나무들의
공동 묘지가 되었다는 곳이다.
탐욕에 눈먼 인간이 충동적으로 저지른 자연파괴 행위가 이처럼 현재까지 부끄러운 자취를 남기고 있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가슴이 저미는 것 같다.
어느새 장터목 산장이다.(6:23)
이 산장은 국립공원 관리 공단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7시에 문을 연다.
배가 고파서 더이상 갈 수가 없다. 7시 5분전에 문을 연 매점에서 컵라면을 1,500원 주고 사 먹었다.
맛있다. 컵라면은 역시 국물이다. 기운을 차리고 출발하여 연하봉(7:21)을 지나고 촛대봉(8:10)을 오르니
저멀리 세석산장이 보인다. 촛대봉에는 바위가 여러가지 모양을 하고 있었다.
세석산장(8:30)에서 음료수와 죽을 먹고 핼기장을 지나 지리산 남부 능선의 주산이며 낙남정맥의 시작점인
영신봉(8:50)을 지난다. 일곱 선녀의 전설이 어려 있는 칠선봉(9:29), 능선길을 올라가니 선비샘(10:04)에서
젊은이들이 양치질을 하고 있다. 양치질하면 벌금 물린다고 써 있는 곳에서.... 물은 맑고 수량도 많고
아주 시원했다.
많은 사람들이 시원한 물 한모금에 행복해 하는것 같다.
큰 행복을 찾지 말고 작은 행복에서 삶의 의미를 찾다 보면 후회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덕평봉(10:14)을 지나 한참을 가니 벽소령 임도 3거리길이 나온다. 우측으로 빠지면 마천으로 간단다.
벽소령산장(11:00)은 그냥 통과하고 연하천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벽소령은 20년전 산행시에 여름인데도
추웠다는 생각이 지금도 나는곳인데 ..... 형제봉을 오르는 길은 가파른 길이어서 헉헉된다.
형제봉(11:40)에서 가픈 숨을 고른다. 퍼질러 앉아서 복숭아를 하나씩 먹고 다시 연하천으로 출발한다.
주목 보호 철책이 보이는 것으로 봐서 연하천이 다 온 것 같다. 철책을 도니 연하천 산장(12:33)이다.
연하천 산장은 민간인들이 운영하는 곳이라서 그런지 장터목보다 더 비싸다.
컵라면(2,5000원)과 햇반(3,000원)그리고 캔맥주(3,000원)를 먹는다.
컵라면에 김치 생각이 난다고 했더니 옆에 있던 학생들이 김치를 주네. 우리도 미안해서 복숭아를 건넨다.
연하천 출발하여 오르막 계단을 통과하고 토끼봉(14:06)을 지나서 화개재를 만난다.
화개재에서 계곡쪽으로 빠지면 뱀사골 산장으로 가는 길이다. 화개재에는 벤치가 여러개 준비되어 있어서
등산객들이 옹기 종기 쉬고 있다. 삼도봉으로 오르는 길은 끝없는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올라도 올라도 계단의 끝이 안 보인다. 총 520개의 계단이라고 한다. 숨이 차고 다리가 떨린다. 삼도봉(15:06)이다.
전에는 날라리봉이라고 그랬는데 그 연유는 전라남도와 전라북도, 경상남도가 만나는 곳이어서
한발만 뛰면 삼개도를 왔다 갔다 하는 곳이라서 그런 모양이다.
노루목(15:22)에서 일망무제의 지리산을 바라본다. 우리가 가야할 노고단이 저멀리 보인다.
내려 가고 오르는 길을 따라 가니 임걸령의 샘이 있다.(15:47) 물맛이 좋기로 유명한 임걸령.
차갑기는 왜 그리 시원한지....
오르막을 또 오르니 돼지평전(16:17)이다. 멧돼지가 자주 출몰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갈대숲을 지나서 노고단(16:48)에 도착했다. 노고단은 자연 휴식년제로 묶여져있다.
노고단 산장(17:07)을 지나서 성삼재까지 내리 걷는다.
성삼재에서 구례가는 막차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산행시간을 조절했다.
성삼재(17:42)에 도착이다. 많은 버스들과 승용차들이 줄지어 있다.
늦은 시간인데도 계속해서 차가 들어온다. 도로 넘어 백두 2구간이 이어져 있다.
1구간을 무사히 마친것만으로도 큰 기쁨이다.
지리산에는 여러개의 산장이 있다. 치밭목산장, 로터리산장, 장터목산장, 세석산장, 벽소령대피소,
연하천산장, 뱀사골산장, 피아골산장, 노고단산장,
산장에서 자보는 것도 좋은 일일텐데 예약도 하지 못했고...
성삼재에서 18시 버스를 타고 구례로, 구례에서 다시 곡성으로....
산행 도중 느낀것인데 많은 사람들이 가족끼리 아이들 손을 잡고 오르는 모습은 정말 인상깊었다.
연인끼리, 친구끼리 산장에서 일박하면서 별을 쳐다 보며 가족간의 우의를 다지고 삶을 계획하고
인생을 노래하는 낭만과 행복은 어디에 견주어도 못지 않을 것이다.
6월 지리산 종주시에는 11시간 20분이 걸렸는데 이번에는 14시간 50분이 걸렸다.
3시간 정도가 더 걸렸는데 초반 중산리 오르막에서 기운이 빠졌었고 오르막이 가파랐기 때문일것이다.
이걸로 백두대간 1구간을 마친다.
오늘 친구한테서 연락이 왔네요. 발톱 두개 빠졌다고.....
종주이야긴 앞으로 하지 말라고 그러네여